서초 대장아파트 독수리 오형제, 신축 대단지 파워
2023년 말부터 생각했던 강남아파트 투자 계획이 여러 방향으로 변경되다 2024년 12월, 서초까지 흘러가게 됐습니다. 잠원, 반포, 서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강남 거의 모든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었기 때문에, 결국 이 동네 중에서 투자할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여덟번째 이야기.
서초를 이끄는 오형제 대장아파트
1. 강남아파트 실거주 아닌 '갭투자' 이유
강남아파트 갭투자(전세끼고매매)는 실거주에 비해 적은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고,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습니다. 강남 지역은 장기적으로 자산가치 하락 위험이 낮고, 수요도 안정적인 편입니다.
우리 부부도 2024년 말부터는 갭투자를 알아보았는데, 처음에는 '투자를 제대로 해봐야지'하는 생각보다 갑작스런 강남살이가 두려운 마음이 커서 그렇게 정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강남 엄마들 등살에 시달릴 걱정, 강남 물가는 왠지 더 비싸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잠실 엘리트를 임장하면서 동네가 참 마음에 들어서 실거주를 할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 영어유치원을 알아보고 있던 때라 잠실 영유와 신길동 영유를 비교했을 때 학비, 인터뷰 등에서 확실히 차이가 났습니다. 잠실 영유가 훨씬 비싼데 2만원을 또 내고 영어인터뷰를 해서 뽑혀야지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회사 옆 자리에 역삼에 사는 분이 있어 이 얘기를 했더니, 너무 단편만 본 것 같다고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강남 엄마들 명품도 40%는 진짜이지만 60% 정도는 가짜라며 나름 위안(?)을 해주었고, 강남 사람들 중에는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많으니 팍팍하지 않고 정도 많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결론은 갭투자. 아이 유치원 문제도 그렇고, 부모님과 시부모님이 아이 등하원을 해주고 계셔서 당분간 인근에 계속 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습니다.
2. 토허제로 좁혀진 갭투자의 길
2024년 말 잠실, 일원, 잠원 등의 아파트를 알아보고 임장을 다녔지만 잠실, 일원 지역은 토허제 지정 구역이라 포기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2024년 2-3월 경 강남 3구 토허제 지역을 표시한 지도인데 정책에 따라 지정했다 풀었다를 반복하기도 해, 정확한 사항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접속 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현황'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그림이 아닌 글로 줄줄 써있어서 보기에는 불편합니다. 그래도 가장 정확한 정보이니, 우선 여기서 알아보고 부동산에도 물어보시길 추천합니다.
2024년 12월, 토허제 제외 지역을 열심히 찾던 중 서초동 아파트를 발견했습니다. 토허제 지정 구역이 '어느 구 전체'로 명확히 지정돼 있지 않았고, 같은 지역 내에도 토허제 지정 구역, 아닌 구역이 혼재돼 있었습니다.
토허제는 무분별한 갭투자로 인해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고자 생긴 제도인데,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일부 지역은 풀려있는 곳들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서초 독수리 오형제가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지금은 강남 3구 전 지역이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돼(2024.3.24-9.30, 6개월) 갭투자가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2024년 말에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토허제 지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지만 또 언젠가, 어느 지역은 풀릴 것이라 기대하며 나름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서초 독수리 오형제, 대장아파트 소개
서초 그랑자이,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서초 래미안 에스티지S, 서초 래미안 에스티지, 아크로 드 서초 이렇게 5개 아파트를 독수리 오형제라고 부릅니다. 별칭은 조금 유치하지만 서초구를 이끄는 대장아파트 단지입니다. 이 중 아크로 드 서초는 재건축 진행중입니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 대단지 아파트군으로 인근에 강남역, 교대역, 남부터미널역, 양재역 4개 지하철역이 있어 입지가 우수하고, 서이초, 서운중, 세화고, 현대고 등 학군 또한 상당히 좋습니다. 5개 아파트 중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에는 수영장, 골프장 등 커뮤니티가 좋아 신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서초 그랑자이에는 영화관도 있습니다.
신축 대단지 희소성이 있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이고, 학군 및 교통뿐 아니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삼성타운 등 인근에 추가 개발이 예정돼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래 다섯 아파트를 간단한 표로 비교했는데 아무래도 단지가 클수록 커뮤니티가 좋고, 그래서 가격도 훨씬 비쌉니다. 가격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입니다. 부동산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야, 인기가 있어야 많이 오를테니 역시 대단지가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 표는 2025.05. 현재 최근 1개월 실거래가 기준)
4. 그랑자이, 리더스원, 서초푸르지오써밋 임장
독수리 오형제 모두를 다녀보지는 않았고, 그 중 세대수가 많은 그랑자이와 래미안리더스원, 그리고 오형제는 아니지만 사촌형제(?) 정도인 서초푸르지오써밋을 다녀왔습니다.
서초푸르지오써밋은 갑자기 뜬금없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들러보았습니다. (아래에 설명)
(1) 서초그랑자이
처음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았을 때 명성대로 참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검은색 외관이 정말 깔끔해 보였고 아파트 내부 및 커뮤니티 시설도 호텔처럼 되어있습니다. 각종 포털에 검색하면 아파트 외관, 조경, 커뮤니티 사진들이 많은데, '우와'가 절로 나옵니다. (사진 : 나무위키)
다양한 평형 대(25, 30, 31, 34, 37, 38, 45, 58평)가 있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30, 31평형 갭투자를 알아보았습니다.
세대수가 많은 34평(418세대)은 2024년 12월 당시 매매가 33억 9천, 전세가 16억 9천이라 갭 17억으로 투자할 수 있었는데, 우리 자금 사정에는 너무 무리한 투자였습니다.
31평은 매매 27억 5천, 전세가 13억 5천으로 갭 14억 정도라 딱 괜찮은 정도였는데, 문제는 매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30, 31평 합해서 102세대라 귀한 매물이었습니다.
세대수가 많은 25평(436세대)도 당시 갭으로 가능했고 매물도 간혹 나오는데, 단지 안 가장 작은 평수라 그런지 왠지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직접 가보고는 개인적으로 넘사벽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파트 조경이라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상가(그랑몰)는 외부인도 출입이 가능했는데, 아파트 단지와는 구분돼 있어 단지 안으로 들어가려면 방문 등록을 하거나, 부동산에 미리 얘기해야 합니다.
(2) 서초래미안리더스원
리더스원도 외관이 매우 깔끔하고 조경시설이 잘되어 있었습니다. 단지를 둘러보는데 깨끗하고 넓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랑자이보다는 사람 사는 냄새와 풍경이 느껴졌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평형 대(25, 29, 33, 34, 43, 50, 66, 78평) 중 29평형을 알아보았는데, 해당 평형은 80세대 밖에 되지 않아 매물이 별로 없습니다.
537세대로 가장 많은 33평형은 2024년12월 당시 매매가 32억 2500, 전세가 14억 5천, 갭 17억 7500이었습니다. 그랑자이와 마찬가지로 부담되는 가격이었습니다.
302세대가 있는 25평형은 매매가 26억 9천, 전세가 12억 6천, 갭 14억 3천으로 투자가 가능했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자체도 정말 좋고 투자가치도 있어보였으나, 우리 상황에 맞아 떨어지는 매물이 없는 것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괜찮은 평수를 찾는 것도 어렵구나, 내가 원하는 딱 그 정도의 매물 찾기는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매물 만나는 것도 운이고, 복이다'
(3) 서초푸르지오써밋
2017년(9년차), 907세대, 신논현역 도보 7분
서초 독수리 오형제 중 투자가치가 크다고 생각한 그랑자이, 리더스원에 매물이 없어 지역을 확장해 알아보던 와중 서초푸르지오써밋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강남역, 신논현역, 신분당선 트리플 역세권에, 반포대로 및 경부고속도로에 인접, 고속터미널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합니다. 반포고, 은광여고, 서초초, 서일중 등 학군이 좋으며 대형마트, 병원 등 생활 편의시설이 풍부합니다.
지도로만 봐도 입지가 좋은데, 내부 인테리어와 루프탑 정원, 북카페, 피트니스 시설 등 커뮤니티도 잘 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좋은 투자처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반면, 가격은 인근 아파트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2024년 12월 당시, 34평 매매가 27억 7천, 전세가 12억 3천, 갭 13억 4천이었습니다.
대출 없이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끌렸는데, 왜 다른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많이 낮은지는 의문이었습니다. 가격이 낮은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대로변 인근이라 소음과 먼지가 있고 주차 문제, 층간소음 문제가 있다는 실거주 후기도 보았습니다. 우리 가족이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들을 후기에서 보니 살짝 멈칫하게 되었고, 더 나은 투자처를 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5) 결론 및 예고편
서초 독수리 오형제와 서초 푸르지오써밋을 찾아보고 임장하면서, 역시 우수한 커뮤니티를 보유한 대단지 아파트가 그 지역의 '대장아파트'가 되고, 투자가치도 월등히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바로 코 앞에 있는 아파트끼리도 같은 평수에 가격 차이가 수억 씩 나는 것을 보고 강남 아파트 투자에서 중요한 게 어떤 부분인지 크게 와 닿았습니다.
강남 여러 지역 임장을 다니다 보니, 보는 눈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20억 후반대 아파트를 보고 나니 20억 중반 대 아파트는 또 저렴해 보이기도 하고, 20억 30억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쉬운 액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 수중에는 15억 정도가 있고, 나머지는 대출과 전세금으로 메꿔야 하는데 말이죠...
우리 자금 사정, 투자 관점에 딱 맞는 매물이 없다는 것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 때에 해야지, 또 미루고 시기를 놓치면 아무 것도 안될 것 같아 조바심도 났습니다.
그러던 차에, 여러 가지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을 찾게 됐습니다. 결국, Finally, 강남 부동산 갭투자에 성공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