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도 매수 타이밍 잡는 방법
지난 글에서 서울 내 비교적 저가 지역, 저가 아파트를 매수해 3억의 수익을 실현하고 매도한 스토리를 적어보았습니다.
2018. 06. 5억 7천 매수
2024. 12. 8억 7천 매도
평생 모은 돈이 왔다갔다하는 부분이라 특히나 부동산 매매를 실천에 옮기긴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 앱만 매일 들여다 보거나, 조금 더 관심있으면 임장을 나가보는 정도만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생각만 하지 않고 매매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과 나름의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
부동산 매도 매수 잘 하는 법
1. 집을 팔 때가 되었다는 신호
처음 서울 영등포구 소재 아파트를 매수할 때에는 '부동산 투자'에 큰 뜻을 두었다기 보다는 결혼하면서 평생 살 집을 구한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다 자녀 계획 문제로 인해 이사 고민을 하면서, 근로소득 및 자본소득(주식) 등으로 모인 돈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이사 계획을 처음 세우던 2023년에는 우리 아파트가 10억 6천 이상까지 올랐습니다.
10억 6천에 아파트 시세가 유지된 기간이 꽤 긴데 거래 건수는 없는 것으로 봐서, 다들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매도를 미룬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도 이 때는 2018년 매수할 때보다 거의 2배가 오른 셈이니 매우 신이 났고, 매도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서울 저가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며 우리집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10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를 밟기 시작했음에도 오히려 떨어지는 것을 보고 우리 아파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집 재정을 살펴보니, 아파트 시세와 근로 및 자본 소득, 일부 대출을 합하면 20억 정도의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었습니다.
주변 신축 아파트를 알아보다 생각을 넓혀 강남 3구 소재 20억 정도의 20평대 아파트를 알아봤었는데, 우리 아파트 시세가 떨어진 같은 기간에 강남구 소재 아파트들은 2-3억씩 올랐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때부터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 부동산 매도 매수 시 고려사항
(1) 상급지 결정 및 투자금 계획
부동산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우선 어디로 갈 것인가, 가용 예산(대출 포함)은 얼마인가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과 가격, 입지 면에서 비슷한 곳 말고 확실한 상급지로만 알아보았습니다. 첫째가 6살이니 학군도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 가치가 있는 곳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남편이 워낙 꼼꼼한 편인데 10년치 재정 계획을 월별로 해서 엑셀표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매도할 아파트의 하한 금액을 정한 것, 근로소득만 고려하고 불확실한 자본소득은 제외한 것, 교육비 및 각종 세금, (아직 생기지 않았지만 계획이 있으니) 둘째 출산 및 육아휴직으로 인한 소득 감소 등도 모두 들어가 있었는데 매우 디테일해서 '파워 J'인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2) 투자할 곳과 지금 사는 곳의 경쟁력 비교
부동산 투자를 결심하면서 확실하게 정한 한 가지는 '5년 뒤 가장 많이 오를 곳'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저기를 알아보다보면 중간중간 길을 잃을 때가 있는데, 우리만의 원칙을 정해놓으니 다시 되돌아가 생각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우리 아파트는 올랐다가 다시 하락한 반면, 강남 소재 아파트들은 계속해서 올랐습니다. '오를대로 올라 더 이상 오를 게 없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돈 있는 사람들이 결국 찾게 되는 것은 '부동산'이고 투자가치가 높으면서 떨어지지 않을 곳은 '강남아파트'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을 진행중이기에 당연히 언젠가 오르겠지만, 강남 아파트와는 오름폭이 다르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우리 아파트값 오르길 기다리는 동안 투자할 곳은 더 오른다"
(3) 우리 아파트 입지를 객관적으로 판단
지금 사는 곳의 입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살다보면 정이 들어 우리집만한 데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되는데, 저도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잘 살고 있는데 굳이 복잡하게 투자를 하고 이사까지 하나' 생각했습니다.
강남 지역 아파트 여기 저기를 임장하면서 이런 생각이 바뀌었고, 그러다 보니 우리 아파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500세대 미만이면서, 단지가 길쭉하게 위치하고 각 동이 뚝뚝 떨어져 있으며, 단지 중간에 고등학교가 있어 재건축이 까다로운 입지였습니다. 지하철역과 거리도 애매해 역세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습니다.
(4) 매몰비용은 과감히 포기
처음 아파트를 살 때는 평생 살 (최소 재건축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으로 올수리를 했습니다. 창호, 배관, 난방, 확장, 화장실, 벽지 및 아트월까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했기에 상당한 금액(5천)이 들었습니다. 2018년도였으니 5천이지 자재값, 인건비가 오른 지금은 7천 이상 든다고 합니다.
이번에 아파트를 매도할 때 리모델링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다른 매물보다 3-4천씩 비싸게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이 깔끔하고 좋다고 칭찬 일색이었으나 그게 끝이었습니다.
10팀 넘게 보여주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결국 올수리 안한 다른 집 시세와 거의 비슷한 가격에 겨우 팔았습니다. 우리 집과 비슷한 입지의 매물이 있는지도 매도할 때 상당히 중요한데, 다른 집에 비해 1천만원 정도만 차이나게 가격을 낮추니 팔렸습니다.
(5) 매도 시 하한금액은 시세보다 조금 낮게
매도가 급한 상황이라면 시세보다 낮게 팔 수 밖에 없는데, 갈아탈 곳을 이미 정한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낮은 가격에 올려놓아 가격경쟁력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우리도 10억 6천 이상까지 오른 것을 봤다가 8억 후반대로 떨어지니 참 그 미련을 놓기 어려웠습니다. 9억 이상으로 광고를 올렸다가 슬금슬금 내려서 결국 8억 7천에 매도했는데, 아까워서 못파는 동안 우리가 살 강남지역 아파트는 몇 개월 사이 몇 억씩 쑥쑥 올랐습니다.
처음부터 하한금액을 정해놓고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남편은 저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고 하한금액을 정해놓았습니다. 최소 이 정도는 받아야 갈아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금액이 딱 8억 7천이었는데, 딱 그 금액에 팔았습니다.
3. 부동산 매도 매수 타이밍
매도 및 매수 타이밍을 정확히 알면, 누가 알려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지전능해서 미리 알았다면 2023년 가장 많이 올랐을 때 어떻게든 팔고, 바로 상급지로 갈아탔을텐데 저희도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까요.
참고로, 저희는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를 팔고 서초구 아파트를 샀습니다.
갑자기 덜컥 산 것은 아니고 2023년부터 자녀계획, 가계재정, 임장 경험, 여러 조언과 공부를 통해 투자 고려대상이 점차 변경되다가 2024년 말(매도)과 올 초(매수)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2024.12. 신길 아파트 8억 7천 매도
2025.01. 서초 아파트 27억 8천 매수
'2023년 처음 알아볼 때 제대로 알아볼 걸', '그때가 아니라도, 4-5개월이라도 빨리 거래했다면 3-4억은 세이브 했을텐데' 라는 생각을 매매과정 내내 했습니다.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 거액의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긴장감과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미리 옮겨타지 않은 것을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로 하고, 지금이라도 갈아타길 잘한 선택이라고 믿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5년 3월 토허제로 강남아파트 전체가 묶이기 전인 1월에 전세끼고 서초구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27억 8천에 산 아파트가 현재는 30억 4천으로 2억 6천 올랐습니다. 반면, 2024년 12월 매도한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는 시세가 8억 7천으로 그대로입니다.
중요한 건, 생각만 하거나 알아보기만 하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미 놓친 시간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 지금이라도 기회비용을 따져서 과감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4. 결론 및 예고편
앞서 설명한 매도, 매수 시 고려사항에 '내가 처한 상황을 대입'하여 투자가치가 분명한 곳으로 갈아타셔서 부자되시길 응원합니다!
다음 글부터는 2023년부터 자녀계획에 맞춰 임장을 다녔던 후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강남 지역 20~30평대 신축, 구축(재건축 기대) 아파트 다수를 실제로 다녀보면서 느낀점과 강남 아파트의 특별한 중개방식 등도 소개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