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매수 이후 얼마나 올랐나, 강남 서초 파워
지난 2024년 12월 말, 서초동 삼풍아파트 32평형 매매를 결정하고 2025년 새해 첫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계약하면서, 이후 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면서도 '아, 이래서 강남, 강남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이번 글은 계약부터 잔금 지급까지의 과정을 정리하고, 매수 이후 현재까지의 후일담까지 담은 이야기입니다.
2025년 1월 계약 이후 5개월 지난 지금
서초동 삼풍, 얼마나 올랐을까요?
[ 2025년 4월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중 ]
(출처 : 한국부동산원)열세 번째 이야기.
서초 삼풍 5개월 동안 4억 이상 올라
(feat. 계약부터 잔금까지)
1. '이래서 강남, 강남 하는구나' 계약 후기
저는 사실 '강남살이'에 대한 로망을 살면서 한번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강남 입성을 하고자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매매 과정을 기록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입니다.
우리집 재정 담당인 남편이 부동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알아보니, 함께 따라다니다 저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진 케이스입니다. 남편 대학교 동기들 중에 강남 출신들이 많았는데 공부할 때나 생활하는 여러 면에서 유달리 '여유'가 느껴져 강남이라는 곳이 궁금했고 기회가 되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강남 집값 상승 속도
2025년 새해 첫날 계약을 하러 갔습니다. 계약서에 명시를 해야하기에 신길동 아파트 매수자와도 논의 후 계약금, 중도금, 잔금 지급 날짜와 금액을 정했습니다.
2024년 12월 말 매수 의사를 밝히고 계약금 일부를 송금하기 전 등기가 깨끗한 것을 확인했으나, 계약일에는 다 함께 앉아 더욱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저는 '사람 사는 것 다 비슷 비슷하다, 어디에 살던 행복한 마음으로 살면 된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등기를 보는 순간 너무 놀랐고, '아, 이래서 강남, 강남하는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전 소유자가 10년 전인 2015년에 서초동 삼풍을 매수할 때는 '9억 1천'에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2025년 1월 , 27억 8천에 우리에게 팔았으니 10년 간 '18억 7천' 시세차익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는 영등포 신길동 집을 2018년 5억 7천에 사서 2024년 8억 7천에 팔며 '3억'의 시세차익을 내고도 참 좋아했는데, 강남 집값 오르는 속도는 실로 어마어마 했습니다.
2018년 신혼집을 알아볼 때 신길 아파트 대신 삼풍을 알아보았다면 15억에 구입해 지금쯤 12-13억의 시세차익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왠지 씁쓸한 생각도 잠깐 해보았습니다.
강남 사람들이 계속 부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계약자의 신분증을 서로 공유하는데 또 한번 특이점을 발견했습니다. 매도인 부부와 우리 부부 모두 공동명의라 4명의 신분증이 책상 위에 올라와 있는데, 매도인 부부의 이전 주소 모두 '강남'이었습니다. 한 분은 청담, 한 분은 서초였는데 아마 결혼 이전 부모님과 살던 집주소였던 것 같습니다.
원래 강남 사람이니 결혼해서도 강남에 신혼집을 구하고, 큰 평수로 이사갈 때도 강남 내 더욱 상급지로 이동하는 형태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어보니 전 집주인은 중고등학생인 자녀 학교 인근의 50억 짜리 아파트로 이사 간다고 했습니다.
집 매도과정도 조금 달랐는데, 신길동 우리집은 10번 넘게 보여주고 겨우 매도한 반면 서초동 삼풍은 우리에게 한번 보여주고 매도에 성공했습니다.
신길동과 서초동 아파트 모두 재건축 초기 단계이지만, 단지 규모 및 아파트 인기 면에서 발생하는 차이가 매도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습니다. 결론은, 부동산 투자를 생각한다면 나중에 잘 팔릴 집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매매 계약 이후 곧바로 전세를 올려놓았는데, 처음 집을 본 사람이 9억에 살기로 결정해 이 또한 속전속결로 진행됐습니다.
2. 큰 돈이 오가는 중도금 및 잔금 후기
자금확보 미리미리, 송금은 신중히
매매가 27억 8천에서 전세금 9억은 전세 들어오는 분들이 이전 집주인에게 바로 송금하기로 해, 우리는 18억 8천을 세 차례에 나누어 보냈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거래는 처음이라 지급일 한참 전에 주식 매도, 대출 등으로 미리 현금을 확보하고, 이체한도 또한 미리 늘려놓았습니다.
1월 1일 계약금 2억, 2월 말 중도금 6억, 4월 초 잔금 10억 8천을 보냈습니다. 보통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 정도로 보내거나 중도금이 더 많게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매도인과 협의해 금액과 입금 날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전 집주인과 우리 부부 모두 '공동명의'로 되어있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송금하는 등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계약서 등 각종 서류마다 우리 4사람 도장, 각 부동산중개인 도장, 임차인 서명까지 들어가 종이에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계약서 다시 쓰게 또 다시 헤쳐모여
미리 지급할 비용을 정리해 놓았기에 매끄러운 진행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3월 부동산으로부터 전화가 와 전세임차인이 대출받는데 문제가 생겨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2025년 3월부터 전세자금대출 관련 심사가 대폭 강화돼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이 제한하는 것과 관련한 문제였습니다. 새 집주인이 잔금을 치르는 날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아 그 돈으로 잔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제한된 것인데, 은행에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주택에 대해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강화된 것이었습니다.
우리 경우에는 토허제 관련 갭투자 투기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2025년 1월에 계약하기도 했고, 전세임차인과 '전 주인'이 거래를 하는 방식이라 계약서에 일부사항만 수정(명시)하면 되는 정도였습니다.
사실 임차인이 전세를 결정한 1월에 대출을 받는 등 미리 준비를 했다면 이렇게 은행에서 퇴짜 맞는 일이나,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결국 일이 해결돼 잘 마무리했습니다.
3. 토허제와 재건축이 불러온 가격 상승
2025년 3월 토허제 당시 후일담
4월 초 잔금계약을 하러 갔을 때 3월 24일 토허제 지정 전후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올해 2월 서울 일부 지역의 토허제 구역을 해체했다가 부동산 값이 치솟아 강남 3구 및 용산 지역을 다시 토지거래허가제로 지정한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2025년 1월 토허제 이슈가 없을 때 투자를 하자마자 서울시장의 '일부지역 토허제 해제 검토' 보도가 나왔습니다. 서초동 삼풍은 원래 제외지역이었지만 추가 해제 지역인 '잠삼대청' 투자가 활발해지며 다른 곳(우리집)도 함께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 그 예상이 맞았습니다.
2025년 1월 평균 매매가 27억 8-9천이던 것이 3월이 되자 30억 4천으로 2달 만에 2억 넘게 올랐습니다. 1월 2건에 불과했던 거래가 2-3월에 갑자기 15건으로 늘었으니, 확실히 토허제 여파가 컸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강남 전 지역 토허제 지정 예정을 코앞에 둔 3월 20일 경에는 시세가 33억까지 올라갔었고, 부동산 중개소 앞에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듣기도 했습니다. 33억 구매 결정은 결국 하지 않았지만, 정책의 여파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체감한 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상승중인 서초동 삼풍
2025년 6월 현재는 서초동 삼풍 32평형의 최근 1개월 실거래가 '32억'입니다. 토허제로 묶인 이후에도 1억 5천 이상 상승해 2025년 1월 매수 후 5개월 동안 4억 2천이 오른 셈입니다.
인근 반포, 서초지역 신축아파트는 더 크게 올랐는데 불과 몇 달 사이에 몇 억씩 훅훅 오르는 가격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강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 아파트의 가격은 거의 그대로라 새삼 강남, 서초 파워를 느끼는 중입니다.
재건축 관련해서는 현재 '삼풍아파트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와 '신속통합기획' 두 방식 중에 어떤 방식을 하느냐를 놓고 조율중이며, 내년 2026년 하반기까지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해 2030년경 착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의견이 잘 수렴돼 진행이 예정대로 된다면 재건축 각 단계마다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결 론
강남 여러 지역 임장을 거쳐 매수를 결정하고 잔금까지 치루어 강남 아파트 소유주가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해 완전 매수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지만, 그동안 많은 고민이 있었고 '이게 맞아?'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처음 부동산 투자를 결심할 때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인지 모르고 5년마다 갈아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쉽지만은 과정이라 최소 10년을 내다보고 나아가야겠구나 싶습니다.
정권이 바뀐 지금,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뿐, 종부세 등 각종 세금을 올리는 정책이 생기지는 않을지, 재건축 추진 관련 정부계획이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찌됐든! 적절한 타이밍에 매도 및 매수를 한 것 같아 지금까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