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집 팔고 28억 집 사기' 강남 아파트, 얼마면 돼?

2018년 6월 5억 7천에 매수한 영등포 신길동 아파트를 2024년 12월 8억 7천에 팔고, 2025년 1월에 강남 서초동 아파트를 27억 8천에 매수한 이야기 계속해서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로또라도 당첨됐나, 어떻게 갑자기 강남에 집을 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쉽게 얘기하면 남편은 대기업, 저는 중소기업 정도에 다니고 있습니다. 양쪽 부모님께서 사랑으로 키워주셨고 부족함 없이 채워주셨지만, 그렇다고 부유한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매도 및 매수 시 

20억 가까운 차이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열두 번째 이야기.

얼마 있으면 강남아파트 살 수 있을까?


1. 자본소득과 레버리지 콜라보 


월급만으로는 서울에 집 못사, 근로소득 굴리기

2025년 1월 1일, 서초동 삼풍아파트 32평형을 27억 8천에 계약했습니다. 27억 8억 강남 아파트를 매수하면 거래비용으로 1억 원이 넘게 들어 총 29억 정도의 자금이 확보돼야 합니다. 

2018년 6월 5억 7천에 매수한 영등포 신길동 아파트를 2024년 12월 8억 7천에 매도했고, 6년 6개월 동안 근소소득 및 주식 등 자본소득으로 6억 정도를 모았습니다. 


6년 넘는 기간동안 거의 매년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부모님 회갑 기념으로 현금을 몇 백씩 4회에 걸쳐 드리는 등 큼직한 지출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첫째 아이 육아휴직으로 인해 제 소득이 줄었던 기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과 선물, 생활에 드는 비용 이외에는 큰 돈을 쓴 일이 없습니다. 우리 부부 둘다 소비를 잘 안하는 편이고, 차나 명품 등에도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차를 SUB로 바꿀 계획이었으나 기존에 타던 중형 세단도 세 식구에겐 충분하다 생각해 지금까지 타고 있습니다. 


차곡차곡 근로소득을 모으다가 2020년 어느날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뛰어들어와 주식 분석을 하더니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대학교 다니던 시절 서브프라임 여파로 주식이 크게 하락했을 때 500만 원을 투자해 2,000만 원을 벌어본 이후에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주기적으로 전반적인 주가와 전 세계 주요 회사들의 주가를 들여다 보면서 하락장일 때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러다 2020년 초 기회를 포착해 주식을 시작했고, 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세보증금 + 대출 = 레버리지 투자

이렇게 매도금 8억 7천과 현금 6억, 총 15억 정도가 강남아파트 투자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2023년 말 처음 강남아파트를 알아볼 때는 매매 후 이사할 생각으로 20억 이내의 아파트를 주로 알아보았는데, 2024년 말에는 생각을 바꿔 갭투자가 가능한 곳으로 주로 생각했습니다. 


원래 '대출은 빚'이라고 생각했던 부모님 세대의 경제관념을 이어받아 우리 부부도 그렇게 생각해왔고, 집을 하나 장만하면 그 곳에서 평생 살 생각이 내제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현금을 5억이상 보유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부동산 투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강남 아파트까지 고려하게 됐습니다. 주택 담보 대출 이자보다 훨씬 높은 주식투자 수익률을 경험하고, 신길동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보니 투자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타인 자본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를 결정했고, 우리 실정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비용을 계산했습니다. 1주택자인 우리는 강남아파트 시세기준 50%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LTV), 풀로 당기는 투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원리금을 갚으며 허덕이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고 단계적으로 상급지 이동하길 원했습니다. 

서초동 삼풍의 전세보증금은 9억이라 나머지 5억을 대출받으면 되는 상황이라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9억 중 절반 이상인 15억 보유, 나머지 14억을 레버리지로 끌어왔으니 참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29억 (매매가 27억 8천, 부대비용 1억 이상)

= 8억 7천 (신길동 아파트 매도금)

+ 6억 2천 (근로 및 자본 소득)

+ 9억 (전세보증금)

+ 5억 1천 (대출)



2. 1억이 넘는 거래비용, 매년 발생하는 세금 


강남아파트 매매 시 발생하는 각종 비용 

30억 가까이 되는 부동산, 특히 강남 아파트를 매매할 때는 거래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각종 세금 및 수수료만 해도 1억 원이 넘기 때문에 매매가와 함께 계산해 자금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취득세, 등록세, 각종 수수료 등이 발생하는데, 취득세에는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가 포함되며 실거래가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취득세율은 1주택자 기준 1~3%인데, 9억 원 초과하는 집은 3% 적용됩니니다.

등록면허세는 공시가격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공시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록면허세 20% 상당의 지방교육세는 취득세와 함께 납부하면 됩니다. 

그 밖에 부동산 중개 및 법무사 수수료는 협상을 하거나, 저렴한 곳을 찾아 계약하면 어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아래 거래 비용 예시 표를 작성해 보았는데, 실제 우리가 납부한 금액은 아니고 '이러한 항목이 있고 이렇게 계산이 된다'고 참고만 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대비용에 관한 내용은 각 항목별 세율, 산출과정 및 납부처를 꼭 확인하고, 투자처에 맞는 세율을 사전에 구청이나 세무사,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부동산 중개수수료 협상은 계약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경우에는 2024년 12월 28일 매매를 결정하고 계약금 일부를 계좌이체한 후 곧바로 중개인과 협상을 했습니다. 

살짝 미친 척하고 0.5% 요율을 적용해 달라고 했는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로 걸린다고 하여 0.7%로 진행했습니다. 대신 전세 수수료를 감면해 주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깎을 수 있는 건 깎아보는, 말이라도 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산세 등 연간 보유세

고가 주택 소유 시 매년 발생하는 보유세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매할 때 드는 비용에 비하면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매년' 나가는 세금이기 때문에 가계 재정 계획에 꼭 필요한 항목입니다.

아래는 AI에게 물어본 산출내역입니다. 재산세, 종부세 등 항목이 있으며, 맨 아래 종부세는 각종 공제와 세부담 상한제도가 적용돼 실제 납부액은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산정 기준 및 산출식에 대한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저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기회가 되면 추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3. 있는 돈 다 쓰고 어디에서 살까 


기존 생활터전 인근 월세살이

생활에 필요한 일부 금액만 남기고 모든 돈을 정리해 강남아파트에 쏟아부었습니다. 일부 배당주만 남기고 주식을 모두 처분했고 보유하고 있던 금도 상당 부분 팔았습니다. 

기존 집을 매도하고 강남 집을 갭투자로 매수했기 때문에 '우리가 살 곳'이 필요했습니다. 있는 돈을 다 투자했기 때문에 전세 들어갈 여유가 없으므로 월세살이를 결정했습니다. 

매도한 신길동 아파트 옆 단지에 살고 계시는 시부모님과 인천에 사시는 우리 부모님께서 아이 등하원을 도와주시고 있어, 계속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근 아파트로 월세를 구했습니다. 덕분에 아이 유치원과 태권도를 그대로 다니며 부모님 도움도 계속 받고 있습니다. 


4년 뒤 강남 입성 : 학군 및 양도세 이슈

2024년 말 당시에는 강남아파트를 오로지 '투자' 목적으로만 생각해 삼풍을 보유한채로 현재 사는 동네에서 계속 지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삼풍 인근 '원명초'가 우리 나라 일등 초등학교라는 얘기를 듣고 계획이 변경됐습니다. 부동산 중개사장님이 원명초 보내려고 멀리에서도 일부러 찾아온다고 하며 아이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 꼭 이사를 오라고 했습니다. 전세 들어오신 분들도 원명초를 보고 이사온다고 하니 생각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기는 어려우므로 당분간 신길동에서 월세로 지내다가, 첫째 아이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갈 때에 맞추어 4년 뒤 서초동 삼풍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추후 전세금 반환대출을 받아야하겠지만 그래도 4년간 근로 및 자본 소득이 생기므로 일부 충당할 수 있겠다는 계획이 섰습니다. 

향후 양도소득세 관련해서도 장기 보유 및 거주하면 특별공제가 가능하므로 이래 저래 괜찮은 점이 많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1년당 4%, 거주기간 1년당 4%, 둘 다 10년 이상일 때 최대 80%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 삼풍 재건축 10년을 바라보며 투자했으므로 거의 최대로 공제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4. 결론 및 예고편


갭투자가 가능했던 2024년 말에는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하면 보유자금의 2-3배 이상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무리한 투자가 싫어 대출을 최대한 끌어당기지 않았지만,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 주인분들만 해도 대출을 최대한 당겨서 50억 짜리 아파트로 이사한다고 들었습니다.


2025년 3월 24일부터는 강남 전 지역이 토허제로 묶이면서 갭투자는 불가능한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LTV 50%까지 되기 때문에 보유자금의 2배 정도 부동산에는 투자할 수 있습니다. 매수 후 6개월 이내에 이사가 가능하고 강남아파트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차근히 투자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복잡하고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직접 뛰어들어 알아보고 발품팔다보면 속속 좋은 정보가 들어옵니다. 뚜렷한 목적의식까지 가진다면 좋은 기회까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고령 난임 부부 시험관 지원 정책 및 건강관리 팁

직장인을 위한 난임치료 휴가, 지원금 신청방법

난임 치료비 지원 소득 기준 폐지 및 의료비 지원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