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대장아파트 예약, 삼풍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
2018년 6월 영등포 신길동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선택해 매수했던 시점부터 2024년 12월 강남 서초동 아파트 투자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열 번의 이야기로 나누어 공유했습니다.
특히 2023년 가을부터 강남아파트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강남 이곳 저곳을 임장했습니다. 투자를 위해 알아본 기간만 따져보면 사실 길지는 않습니다. 23년 가을 한 두달, 24년 겨울 두어 달 정도 빠짝 알아보고 그 사이에 신길동 아파트 매도도 하고 투자 결정까지 내렸으니까요.
심지어 서초동 삼풍아파트는 두 집만 직접 가보고, 임장한 그날 매수를 했습니다.
2024년 12월 28일,
27억 8천에 서초동 삼풍아파트 32평 매수
우리의 선택과 결정, 잘한 일일까?
열한 번째 이야기.
서초동 삼풍아파트 갭투자 이유
1. 삼풍을 선택한 객관적 이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입지
인근 반포 미도1차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우연한 기회로 추천받은 삼풍아파트. 알아보고 직접 다녀보면서 차선이 최선이 되고,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우선 입지를 놓고 봤을 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수준입니다. 교대역, 사평역 등 다양한 노선의 지하철역이 있고, 멀지 않은 곳에 고속터미널이 있어 교통이 매우 우수합니다. 원명초, 서일중, 반포고 등 학군으로 유명하고 미도 아파트 인근에 학원가가 크게 있어 교육 환경이 좋습니다.
법조타운 및 대형병원 인근이라 거주자 중 법조인, 의료인이 많습니다. 따라서 치안이 좋은 편이며, 주변 상권이 크게 자리잡고 있고 인근에 공원이 많아 생활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다들 아는 내용 말고 다른 장점을 꼽자면, 차량 출입이 사방에서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반포 미도는 차량 출입구가 한 곳인데다 매우 좁아서 출퇴근 시간에는 단지 안에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반면, 삼풍은 출입구가 4곳이나 있어 자유롭게 다니기 좋습니다.
미래의 서초동 대장아파트
2,390세대 대단지로 동 간 간격이 넓고 조경이 잘 되어 있어 쾌적하며, 이는 향후 재건축 이후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됐을 때 가장 큰 장점이 됩니다. 지역을 이끄는 '대장아파트'가 될 것으로 예측해봅니다.
용적률 221%, 32평형 기준 대지지분 약 13평으로 재건축에 아주 용이하지는 않은 조건입니다. 용적률이 200% 이하로 낮아야 사업성이 있다고 하는데, 삼풍은 신속통합기획 등으로 최대 300%까지 높이는 용적률 상향을 논의중입니다. 세대수는 400세대 늘어난 2,800여 세대, 층수는 최고 49층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반포 미도는 용적률이 낮고 대지지분이 높아 사업성이 뛰어나고 향후 분담금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재건축에 용이하지만, 삼풍의 세대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짓고 나면 '대장은 삼풍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평형이 다양한 대규모 단지에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재건축이 늘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습니다. 대치 은마처럼 수십년 걸리면 곤란하다고 했더니, 은마 같은 경우에는 단지 내 상권 문제 때문에 많이 지연됐으나 삼풍은 상권 문제가 없어 그 정도는 아니며 나이드신 분들도 재건축에 동의해 현재 진행중이라고 했습니다.
주민들이 똘똘 뭉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특성이 재건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삼풍 거주 부동산 중개사장님 피셜)
2. 삼풍을 선택한 주관적 이유
삶을 피폐하게 하는 무리한 투자는 NO
사실 돈이 더 있었으면 개포나 서초 쪽 대규모 신축아파트를 매수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쪽은 우리 재정 계획에 딱 맞는 적당한 아파트와 매물이 없었습니다.
매수 당시 신길동 아파트 매도금 8억 7천과 그동안 모은 현금 6억이 있어 15억 정도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대출은 강남아파트 시세기준 50%까지 가능하지만(LTV), 원리금을 갚으며 허덕이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고 단계적으로 상급지 이동하길 원했습니다.
신축아파트는 전세금도 높아 갭투자 시 30억 이상의 곳도 투자가 가능했지만 그 전세금도 결국 우리가 감당해야할 몫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남편이 세운 10년 치 자금 계획에 따라 매수 금액 상한선은 28억 정도로 정해졌고, 삼풍이 그에 딱 들어맞았습니다. 2034년까지의 재정 계획을 월별 표로 만들었는데, 대출 상한 및 예상 소득&지출이 표기돼있고 둘째 출산 시 육아휴직으로 인한 소득 감소 및 지출 증가분까지 꼼꼼히 반영한 표입니다.
고가 주택 소유 시 발생하는 각종 세금과 아이들 교육 및 가족여행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해 생활이 너무 타이트해지지 않는 선에서 매수금액 상한을 정했습니다. (꼼꼼한 남편 칭찬해요)
우리 재정 계획에 딱 들어맞는 투자처
사실 삼풍은 1988년 7월생으로 저보다도 먼저 태어난 구축아파트 입니다. 그래서 전세가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높은 9억에 거래된다고 해서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리모델링이 조금 덜 되어 있으면 8억 5천, 수리가 다 되어있으면 9억에 나가는데 우리집은 9억에 금방 거래됐습니다.
2025년 3월 24일부터 강남 3구 전체가 토허제로 묶여 현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우리가 투자를 알아보던 2024년 말에는 강남 일부지역은 전세끼고매매가 가능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잠잠하고 갭투자가 가능할 때 거래에 성공해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가진 15억 + 전세금 9억 = 24억'을 제외한 '5억 대출'하면 가능한 투자였습니다. 아파트 가격은 27억 8천이지만 각종 세금, 중개료 등이 1억원 가량 하기 때문에 매매비용에 +알파를 더해 계산했습니다.
3. 두 집만 보고 매수, 신속한 결정의 배경
탄탄한 재정 계획 + 임장 경험치
2024년 말 당시 삼풍 32평 매물이 꽤 있었는데, 등기가 복잡한 거래나 수상한 급매 건은 제외하고 괜찮은 매물 2개만 봤습니다. 9동 남향 고층 집과 2층 서향 고층 집을 같은 날, 다른 부동산을 통해 본 뒤 그날 바로 9동 집에 계약금을 보냈습니다.
28억 짜리 큰 결정을 단번에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재정 계획을 꼼꼼히 짜고, 여러 곳을 임장하러 다니며 나름대로 보는 눈이 생긴 덕분이었습니다.
잠실, 개포, 잠원, 반포, 서초 지역 임장을 다니며 때마다 10년 재정 계획 엑셀 표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당시 토허제 지역이라 갭투자를 못했던 잠실이나 개포 지역도 매매 후 6개월 내 이사할 경우를 대입해 계산해보곤 했습니다.
직접 임장을 다녀보니 신축아파트의 경우에는 평면도만 봐도 내부가 어떨지 그려지고, 아파트 외부 조경과 커뮤니티만 봐도 어느 정도 알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구축아파트는 각 집마다 리모델링 상태 등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어 매물을 직접 보러 다녔습니다.
꼭 투자를 하겠다는 강한 목표의식
부동산을 알아보고 임장 다니는 자체가 취미인 분들도 있지만, 우리 부부는 강한 매수 의사가 있고 실제로 기존 집을 매도한 상태라 좋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더욱 간절했습니다.
부동산에서 집을 보여준다고 해도 매수의사가 적으면 '그냥 한 번 보러 가보는' 수고는 하지 않는 등 효율적으로 임장했습니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임장을 하니 부동산 중개인 및 집주인과 대화도 잘 됐고, 결국에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4. 결론 및 예고편
2024년 말 서초동 삼풍 매수의사를 밝히고 2025년 1월 초 정식으로 계약했으니 이제 딱 5개월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맞게 한 것인지 조금 우려했으나 결과적으로 참 잘한 선택이 됐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남 아파트 투자를 생각하면서 당초에는 향후 5년 뒤 가장 오를 곳을 목표했습니다. 그러다 처음 예상한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 수준을 고려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각종 거래 비용과 이사에 드는 품, 자녀 교육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10년 뒤를 바라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삼풍에 투자하게 됐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기존 집을 약 9억에 매도하고 삼풍 집을 약 28억에 매수할 수 있었던 재정 설계(각종 세금과 중개료 비용)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삼풍아파트 계약 및 중도금/잔금 과정과 투자 후일담, 나름대로 정리해 본 강남아파트 투자 공식에 대해 작성해 보겠습니다.
